우리 아이가 영어를 싫어한다면, 부모로써는 조급하고 답답한 마음이 들게 됩니다. 영어 학습을 거부하고, 심한 경우 혐오감까지 느끼는 자녀를 보고 있노라면 고민이 많아집니다. 그렇다고 영어 학습을 포기할 수는 없는데 이유를 모르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아이들이 영어를 거부한다면 그 이유가 단순한 게으름이나 흥미 부족이라고 치부하지 말고, 어떠한 심리적 환경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는지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아이가 영어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게 되는 3가지 주요 원인을 깊이 있게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원인 ① 과도한 기대 및 또래와의 비교
부모가 자녀에게 높은 기대감을 표현하게 되면 아이는 큰 부담감을 느낍니다. 특히 영어를 잘하거나 좋은 성적 또는 성과를 보이는 주변의 또래 아이들을 보고 "누구는 그렇게까지 잘한다던데, 너는 못하니?"라는 식의 비교를 하게 되면, 아이의 자존감은 떨어지게 됩니다. 어떠한 방식이든, 어떠한 상황이든, 비교는 아이의 학습 동기를 떨어뜨릴 뿐 아니라, 영어 자체에 안 좋은 감정을 갖게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아이는 "나는 영어를 못하는 아이야" "나는 영어에 소질이 없어"라는 고정관념을 갖게 되고 "나는 노력해도 영어를 잘할 수 없을 거야"라는 마음으로 영어를 피하게 되는 상황이 생기게 됩니다.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 부모가 숙제를 대신 해주거나 혹은 과한 도움을 주거나, 학습 속도를 고려하지 않고 진도만 밀어붙이는 경우, 아이는 자신감과 자율성을 잃고 학습 자체를 지루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부모는 아이의 학습에 직접 개입하기보다는 옆에서 지지해 주고 코치해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 정도도 아주 잘한 거야" "이만큼이나 늘었구나" 같은 말은 아이의 인정 욕구를 채워주고, 자기 효능감을 높여주며, 영어 학습에 대한 거부감을 낮추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원인 ② 단조로운 학습 방식
아이들이 영어에 싫증을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지루한 학습 방식입니다. 기존 세대의 방식인 단어와 의미 외우기, 문장 쓰기, 문법 문제 풀기, 글을 읽고 답을 찾는 독해 위주의 학습은 아이들이 영어를 "공부"로만 인식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영어는 언어이고, 언어를 배우는 목적은 의사소통을 하기 위함인데, 이처럼 외우기와 문제풀이 위주의 단조로운 학습 방법은 아이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창의성을 억누르며, 참여하고자 하는 의지를 꺾게 됩니다. "영어는 재미있는 거야"라는 인식을 심어주지 못하면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학습은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아이들이 영어를 놀이처럼 인식하고 즐겁게 익히려면, 아이의 나이와 관심사, 혹은 흥미에 맞는 다양한 학습 방법을 활용해야 합니다. 영어 애니메이션, 영어 동요, 역할놀이, 보드게임 등 놀이 기반의 영어 학습 활동은 아이가 자발적으로 영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아이가 특별히 관심을 가지는 분야가 있다면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나 주제를 활용하여 재미있는 콘텐츠를 통해 자연스럽게 관심을 끌어내어 영어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영어 보드게임과 활용 방법 등은 다른 포스팅에서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원인 ③ 불안감과 실패 경험
어린아이들은 작은 실패 경험에도 크게 좌절할 수 있습니다. 특히 다른 사람들 앞에서 영어로 말하다가 실수하거나, 말을 못 하거나 하는 경험을 하게 되면 강한 부끄러움과 불안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부정적인 경험은 '영어는 어렵다.' '영어는 긴장되는 과목이다'라는 인식을 갖게 할 수 있고, 결국 영어를 기피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또한 시험이나 평가 중심의 영어 수업은 아이에게 과도한 긴장감을 심어 줄 수 있습니다.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 영어를 공부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영어는 재미없고 부담스러운 과목으로 남게 됩니다. 이러한 특성은 내향적인 아이들에게서 많이 나타나고, 심하면 영어 수업 자체를 거부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이가 영어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고,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심리적인 안정감을 찾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정에서는 '언어는 틀리면서 배우는 거야' '틀려도 괜찮아'라는 마음을 가지도록 격려해 주며, 영어를 학습보다는 소통과 정보 획득의 수단으로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생활에서 간단한 영어 표현을 사용해 보거나, 영어 원서를 함께 읽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부모님이 의도적으로 실수하는 모습을 보여주거나, 생활에서 영어를 사용하면서 '엄마(아빠)도 잘 모르겠네. 이런 건 어떻게 표현하는지 찾아볼까' 등의 말로 아이가 '틀려도 괜찮다'라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 아이가 참여 의지를 보인다면 아낌없는 칭찬과 격려로 응원해 주는 자세도 필요합니다. 실패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반복해서 시도할 수 있는 경험이 쌓이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하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아이들이 영어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유는 단순하게 흥미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과도한 부담감이나 지루한 학습 방식, 반복된 실패 경험 등 복잡한 원인이 작용할 수 있습니다. 부모가 아이가 왜 영어를 어렵고 지루하게 느끼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아이의 눈높이에서 흥미와 참여 의지를 불러일으킬 만한 환경과 다양한 학습 방식을 제공한다면 아이의 영어에 대한 거부감은 낮아질 수 있습니다. 아이가 영어를 편안하고 재미있게 느낄 수 있도록 학습 환경과 방식을 한 번 점검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